●초혼(招魂)에 얽힌 사연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이 시엔 슬픈 사연이 깃들여있다.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김정식이란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3살 때, 김정식의 아버지는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정신 이상자가 된다. 정식은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져 아픈 상처를 가진 채 성장했다. 이후 오산학교에 진학한 그는 3살 많은 누나 오순을 알게 된다. 정식은 종종 오순과 마을 폭포수에서 따로 만나며 마음을 의지했다. 정식이 14살이 될때까지 둘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일제강점기 하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정식에게 행복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가 14살이 되던 해에 할아버지가 강제로 혼..
2018.10.03